자이뿌르에서 자이살메르까지 오는 것도 역시 야간기차를 이용했다. 객실 등급은 3AC, 소요 시간은 약 12시간, 금액은 대략 1000루피(약 17000원) 정도였다. 자이살메르는 낙타 사파리로 유명한 곳인데 숙소 간 경쟁이 매우 치열해 기차역에서 나오는 순간 이런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
기차역 앞의 숙소 호객꾼 무리 |
자이살메르에 유명한 한국인 전용 숙소가 몇 있긴 한데 내 이번 여행의 목적 중 하나가 한국과 최대한 멀어지기였기 때문에 한국인 숙소는 제끼고 대신 일본인이 많이 가는 곳으로 직행했다. 그리고 여기서 만난 일본인 친구 한 명과 자이살메르를 이곳저곳 누비고 다녔다. 이 때 내 옷차림은 위는 후드에 아래는 군 시절 입던 전투복이었는데 이렇게 입고선 일본말을 하며 다니니 지나가던 한국인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 같았다.
|
자이살메르 1. 언덕 위의 요새 |
|
자이살메르 2 |
|
자이살메르 3. 참으로 웅장하다 |
|
자이살메르 4. 요새 내부의 골목길 |
|
자이살메르 5. 터번을 산 기념으로 거의 찍지 않는 셀카도 찍어봤다. |
|
자이살메르 6. 요새에서 내려다본 시가지. |
|
자이살메르 7. 이제는 사용되지 않는 대포. |
|
자이살메르 8. 사막에도 호수는 있다. |
|
자이살메르 9. 그리고 그 호수에는 메기떼가 산다. |
자이살메르 도시 곳곳을 둘러보다가 저녁 때는 인형극을 보러 갔다. 밖에서 볼 떄는 건물 외부가 허름해 정말 주 정부 공식 공연장인가 싶었는데, 안에 들어가보니 외국인이 나와 일본인 친구 두 명이고 나머지가 전부 인도인 관광객인 걸로 봐서는 맞는 것 같았다. 현지인은 왠만하면 틀리는 선택을 하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
사막 문화 박물관. 이곳에서 인형극을 한다. |
|
인형극 시작 전. 저걸 다 쓰나 싶었는데, 그건 아니더라. |
|
인형극 중.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한 가족이 모두 참여하는 가족 기업(?)이다. |
인형극이 끝나니 시간은 이미 오후 8시. 숙소로 돌아오자 이렇게 조명에 비친 요새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
자이살메르 요새 야경 |
자이살메르에 가면 꼭 해봐야 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낙타 사파리다. 낙타 사파리란 자이살메르 근처의 사막 지대에 가서 낙타를 타고 돌아다니다가 모닥불 피워서 요리해먹고 하룻밤 자고 오는 건데, 중개 업체 중 부정직한 곳이 많다고 들어서 가이드북에서 추천한 곳으로 갔다.
그런데 가격이 다른 곳에 비해 너무 비쌌다. 1박 2일에 2250루피(대략 39000원). 다른 곳이 1000~1700루피인 걸 생각하면 확실히 초고가였다. 다만 이 곳의 사장이 만족도 100%의 사파리일 거라고 장담했기 때문에 결국 넘어가 계약을 했다. 그 장담은 결국 허위 보장이었지만, 귀찮아서 아무렇게나 계약을 한 내 잘못이 더 컸다.
사장의 거짓 약속 때문에 벌어진 사건은 아래에 쓰는 게 좋을 듯하다.
|
낙타 사파리 1. 낙타와 몰이꾼 |
|
낙타 사파리 2. 일행이 다섯이라 낙타도 다섯이다. |
|
낙타 사파리 3. 사막의 일몰 |
|
낙타 사파리 4. 동행한 터키 커플. |
이렇게 1박 2일 간의 사막 사파리는 끝났다. 그리고 나를 제외한 동행인 터키 커플과 네덜란드 커플은 굉장히 화가 나 있었다.
사장은 전통 인도 요리 강습과 4시간의 낙타 체험, 완벽히 외진 사막 지대 등을 포함한 많은 사항들을 약속했지만 실제로 그 중 지켜진 것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난 그 내용들에 그렇게 큰 관심은 없었기에(그냥 사막의 별밤이나 본 걸로 만족했다.) 낙타 사파리에서 돌아온 후 그냥 숙소로 돌아가려 했지만 나머지 동행이 따지러 가자고 주장하는 바람에 같이 가야 했다.
그리고 현직 정신과 의사였던 터키 남자의 맹공으로 우리 다섯은 사장으로부터 각각 400루피씩 돌려받을 수 있었다. 인도의 상행위 관행으로 볼 때 이건 거의 기적에 가까웠다. 역시 정신과 의사라서 사람 다루는 일에 익숙한가 보다.
이렇게 돈을 돌려받은 뒤 나는 바로 우다이뿌르행 야간버스에 탑승했다. 침대석을 예약한지라 괜찮을 줄 알았지만, 창문이 제멋대로 열리는 자리일 줄은 몰랐다. 겨울의 북인도는 꽤나 추운데 창문이 계속 열리니 밤새 무릎으로 창문을 꾹 누르면서 졸음을 버텨야했다. 무릎에 준 힘이 조금만 풀려도 바로 창문이 슥 열리며 찬바람이 휘몰아쳤다. 심지어 이 때 다시 배탈이 터진 터라 정말 괴로웠다. 밤새 정말 고역이었다.
|
야간 버스. 위쪽이 침대칸이다. |
배탈 때문에 버스도 두 번이나 멈춰 세워야 했고, 그 때마다 버스기사에게 뇌물을 줘야 했다.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악몽같은 15시간이 지나 난 겨우 우다이뿌르에 도착했다. 거의 탈진 직전이었지만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숙소를 찾아갔다. 그리고 우다이뿌르에서의 이틀은 거의 화장실만 들락거리며 지내게 된다.
자이살메르의 위치는 다음과 같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