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드디어 달랏 편입니다. 달랏은 베트남이 프랑스 식민지였던 시절, 프랑스인들이 여름철 휴양을 위해 조성한 곳이에요. 하긴 프랑스에 살다가 베트남에 왔으면 아열대의 더운 날씨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겠지요. 지금은 베트남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신혼여행지랍니다.
그리고 이 곳 달랏은 제가 지금까지 갔던 곳 중 최고의 장소이기도 해요. 베트남 남부에 위치해 적도 근처임에도 불구하고 고산지대라서 연중 섭씨 20도 정도의 기온을 유지한답니다. 흔히들 날씨가 사람의 기분이나 성격을 많이 좌우한다고 하는데요(그래서 러시아에 스킨헤드가?), 달랏 역시 사람들 인심이 참 좋습니다. 친구에게 들은 소문으로, 호치민에 사시던 한 한국인 아주머니는 달랏에 오신 그 순간 푹 빠져서 아예 눌러앉았다고 하시더라구요.
달랏의 아름다움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일화를 한 가지만 더 알려드릴게요. 월남전 당시 전 베트남이 미군의 폭격과 베트콩의 항전으로 쑥대밭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달랏만은 전화로부터 안전했다고 해요. 전시에도 이 아름다운 곳을 보존하기로 양국 간에 서로 합의를 봤던 거죠. 덕분에 달랏은 베트남 전역에서 유일무이하게 안전한 보존 지역으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그 달랏이 어떻게 생겼냐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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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 풍경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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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 풍경 2. 연인의 다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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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 풍경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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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 풍경 4. 호수에서 낚시 삼매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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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 풍경 5. 시내 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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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 풍경 6. 승객을 기다리는 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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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 풍경 7. 쑤안흐엉 호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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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 풍경 8. "삶은 짧고 길은 길다. 달려라!" |
대략 이렇습니다. 도시 곳곳에 있는 리조트도 좋지만 이 조그만 도시는 그 자체로도 아름다워요. 연중 시원한 날씨는 말할 것도 없구요.
더군다나 이 곳에 찾아온 한국인들을 설레게 하는 장소가 있는데요, 그 곳은 바로 달랏대학교의 한국어학과! 네, 무려 한국학과가 있습니다. 그 곳을 안 가볼 수 없겠죠? 한번 가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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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대학교 1. 한국학과 알림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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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대학교 2. 한국학과 건물 앞 운동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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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대학교 3. 한국학과 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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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대학교 4.얘네도 컨닝을 하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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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대학교 5. 한 선생님께 부탁을 드려 수업시간 참관도 했습니다. 1명을 제외한 모든 학생이 여자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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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대학교 6. 세종학당이 운영주체인가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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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대학교 7. 도서관 내 서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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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대학교 8. 도서관 학습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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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대학교 9. 열심히 축구중인 학생들. 여학생 축구팀도 있었어요. |
마침 제가 놀러갔던 기간에 달랏대학교에서 한국문화축제를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여러 모로 신기하고 즐거웠는데요, 베트남 학생들이 김치도 만들고, 투호던지기와 팽이치기도 하고, 한국말 퀴즈도 진행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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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의 날 1. 가는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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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의 날 2. 도서관 앞 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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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의 날 3. 사진 찍는 본인을 신기해하는 학생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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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의 날 4. 왜 모여있나 했더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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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의 날 5. 이렇게 김치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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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의 날 6. 투호던지기. 안타깝게도 번번이 빗나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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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의 날 7. 한국어 퀴즈 |
또 달랏은 캐녀닝(Canyoning)이라는 액티비티로도 유명합니다. 캐녀닝은 로프 하나에 의지해서 폭포나 절벽을 타고 내려가는 활동이에요. 이렇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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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녀닝 1. 여기서 보면 별 거 아닌 거 같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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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녀닝 2. 아직 시작하기 전이라 역시 자신만만한 본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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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녀닝 3. 아까의 자신감은 어디로 가고 제자리에 붙박이 상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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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녀닝 4. 이렇게 물을 타고 내려가는 건 또 어떤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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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녀닝 5. 거대한 폭포 속에서 떨고 있는 본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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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녀닝 6. 아무리 위에서 줄을 잡고 안심시킨다 해도 떨리는 건 매한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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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녀닝 7. 긴장을 풀 겸 중간에 즉석 샌드위치도 만들어 먹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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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녀닝 8. 같이 사진도 찍습니다. 대부분 호주인이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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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녀닝 9. 이렇게 물을 타고 내려가는 천연 바위 워터 슬라이드도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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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녀닝 10. 이렇게 내려가다가 허리를 바위에 부딪혀 며칠간 거동이 불편했다지요^^ |
달랏에는 다른 볼거리도 있습니다. 옛 왕실 휴양지도 있구요, 크레이지 하우스라는 기괴한 호텔도 있어요. 프랑스 식민지 시절 지었지만 결국 운행에 실패한 달랏역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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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터계의 명품 베스파. 꽃으로 꾸며놓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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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하우스 1. 나름 호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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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하우스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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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하우스 3. 캐리어 끌고 다니기엔 매우 불편할 듯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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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하우스 4. 옥상에서 바라본 달랏 시내 풍경 |
누구나 원한다면 크레이지 하우스에 묵을 수 있지만 이미 관광명소화되어버린 그 곳에 남의 시선을 감당하면서 묵을 여행객이 몇이나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문과 창문마저 휑한 그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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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왕실 별궁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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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왕실 별궁 2 |
왕실의 여름 별궁치고는 꽤나 소박합니다. 이 별궁을 지을 때쯤 베트남의 왕정 시대는 이미 쇠락기를 겪고 있었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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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역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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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역 2. 비록 정식 운행은 하지 않지만 시계는 돌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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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역 3. 과연 움직일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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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역 4. 최고의 신혼여행지답게 역시 여기에서도 웨딩사진을 찍고 있더군요. |
달랏은 고산지대라서 기차가 운행하기 적합한 환경이 아닌가 봅니다. 그래서 다른 도시까지 다니는 정기 운행은 하지 않지만, 대신 관광객들을 위해 몇 km 구간 정도 달려주는 관광용 열차가 있긴 해요. 저 열차가 실제로 움직이는 건 아니겠지만요^^
그리고 이 곳은 제가 묵었던 숙소입니다. 1층은 펍, 2층과 3층은 숙소에요. 도미토리룸이 무려 3천원...싸다 싸.(간접광고 절대 아닙니다. 명칭은 언급하지 않을거에요^^) 심지어 여기서 숙박하면 첫날밤은 맥주 1병이 무료, 그 다음날부터는 1+1이 무제한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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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텔 1. 고의는 아니지만 어차피 간접광고가 불가능하겠네요. 이름이 보이지 않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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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텔 2. 1층 펍 내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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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텔 3. 2층부터 시작되는 숙소와 리셉션입니다. |
또 시내에 위치한 PC방도 한 번 가봤습니다. 이 곳에서도 LOL이 인기더군요. 이용요금은 한 시간에 300원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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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
또 달랏에는 근교 투어를 위해 오토바이를 렌트해주는 샵이 꽤 많은데요, 그 중 가장 유명한 곳은 이지라이더클럽입니다. 하지만 비슷비슷한 간판에 비슷비슷한 요금의 짝퉁 샵이 참 많더군요. 원조 할머니 보쌈도 아니고... 저도 어디가 진짜인지는 모르겠으니 그냥 아무 곳 사진이나 올리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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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라이더 클럽 1. 과연 진짜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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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라이더 클럽. 내부 벽에 써있는 수많은 과거 고객들의 후기 |
드디어 달랏편이 끝났습니다. 저는 나름 최선을 다해 좋았던 추억을 글에 녹여내고 싶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점점 바스라지는 기억력이 절 괴롭히네요. 사람마다 추억이 담긴 장소는 다 다르기 마련입니다. 제게 좋았다고 해서 남에게도 꼭 좋으리란 법은 없지요.
사실 제가 달랏을 최고의 장소로 꼽는 것도 좋은 현지인만을 만났기 때문일 수 있어요. 바이크 렌트 샵에서 쇠고기 사골탕도 공짜로 얻어먹고, 비슷한 또래의 호스텔 스탭들과 친해져 같이 낚시도 가고, 달랏대학교에서도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과분한 환대를 받았으니까요.
여담이지만 여행을 다니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항상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인들, 보통 전투적 관광을 많이 하잖아요? 가이드 대동하고 관광 명소 가서 설명 후딱 듣고, 우르르 몰려서 단체사진 한번 찍고, 다시 버스에 타고 한식당에 가서 한식으로 식사 해결하고, 숙소는 무조건 3성급 이상 호텔. 한 번쯤은 그렇지 않은 여행도 권해드리고 싶어요.
명소에 갔으면 혼자서 이곳저곳 탐색도 해보고, 식사도 현지인들 먹듯이 길바닥에 주저앉아 쌀국수 후루룩 한입에 먹어보고, 어딘가 가는 길을 알더라도 굳이 현지인들한테 물어물어 가면서 친해지려는 노력도 해보고. 그런 게 진짜 여행의 묘미 아닐까요?
누구마다 자신의 스타일이 있기 마련이지만 한 번쯤은 모험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설마 죽기야 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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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의 호수. 베트남 친구들과 함께 낚시를 하며 일몰을 감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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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참고용으로 올리는 지역 위치입니다. 빨간색 별로 표시해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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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달랏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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