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꼬창

태국 꼬창
태국 꼬창(2014)

1/28/2015

인도 여행 2부 - 델리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아그라와 타지마할 관광이 끝났다. 델리에서 왕복 버스를 이용해 다녀왔는데 델리 숙소에 도착하고 보니 시간은 벌써 새벽 1시였다. 피곤을 억누르며 화장실에서 빨래를 해야했다. 태국에서부터 밀린 빨랫감이 마음 한 구석을 짓누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찌어찌 겨우 빨래를 끝내고 방 여기저기에 널어놓은 뒤 새벽 2시쯤 침대 위로 쓰러졌다.

 다음날 일어난 시간은 6시경. 더 자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으나 숙소 바로 옆의 대로변은 이미 차 경적소리로 시끄러웠다. 아침부터 왜 그리 경적을 울려대는지 짜증도 조금 났다. 인도에 비하면 베트남 호치민은 참 양반이었다. 인도에서는 어딜 가나 경적 소리 때문에 귀가 아플 정도였다. 나중에 현지인한테 경적을 울리는 이유를 물어봤더니 "빨리 가고 싶어서"란다. 그거야 당연히 그렇겠지만. 하지만 꽉 막힌 길에다 대고 경적을 울린다고 길이 뻥 뚫릴 것 같지는 않은데...그냥 문화적 차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4시간 전에 빨래를 마치고 널어놓은 옷은 당연히 아직도 축축했기에 남아있는 옷을 주섬주섬 걸쳐입고 밖으로 나섰다. 델리에서는 3일 더 있을 예정이었지만 보고 싶은 게 많았기에 마냥 여유롭지는 않았다. 그래도 보통의 외국 여행자들이 델리에 2, 3일밖에 할애하지 않는 걸 생각하면 내가 4일이나 쓰는 건 나름 호사인 셈이었다. 아침밥은 길거리에서 파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먹을거리로 대충 때우고, 론리플래닛 가이드북을 따라 이곳저곳 돌아다녀보기로 했다.



숙소 앞 대로이자 뉴델리역 가는 길.




 나는 맨 처음에 이 장면을 보았을 때 인도에서 신성시된다는 소가 왜 대체 회초리로 얻어맞으며 수레를 끌고 있을까 고민에 빠졌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소는 cow가 아닌 ox란다. cow는 힌두교 교리상 신성시되지만 ox는 막 대해도 된다나....또 식용 소도 있는데 이건 buffalo란다. 생각하다보니 문득 모든 종류의 소가 불쌍해졌다. 다들 인식의 굴레에 갇혀 사는구나.





지하철역 가는길. 
이웃나라와 사이가 좋지 않은 인도는 지하철 역이 항상 테러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

뉴델리 지하철역
ATM 현금 입금 시각 안내. 밤에는 입금을 할 수 없나 본데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델리대학교 앞 골목. 성차별이 심한 인도는 하숙도 성별로 나누어 받는다.

길가의 쓰레기장. cow들 천국이다. 얘넨 삶이 과연 편안할까?

쓰레기장 근처의 하늘. 여긴 독수리 천국이다.


 한참 걷다보니 티베탄 콜로니가 나왔다. 중국이 티베트를 무력 침공한 뒤, 난민들이 인도와 네팔 등 인접국으로 쏟아져 들어왔다고 한다.


티베탄 콜로니 1. 입구

티베탄 콜로니 2. 티베트식 만두 모모

티베탄 콜로니 3. 불교 사원. 주민들이 참 여유로워 보인다.

티베탄 콜로니 4. 한 상점



 티베탄 콜로니 관광은 예상보다 빨리 끝났다. 골목이 미로처럼 복잡하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규모가 매우 작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돌아가는 길 1. 미니 바이킹

돌아가는 길 2. 사연을 알 수 없는 사고차.

돌아가는 길 3.
초록 터번을 쓴 남자와 그 바로 오른쪽의 다정한 커플의 조합은 참 이질적이다.




 숙소에 가서 빨래를 걷어 대충 갠 뒤 잠이 들었다. 다음날 간 곳은 인도의 독립문인 인디아 게이트와 국립박물관이었다.





인디아 게이트 1. 새벽부터 하늘이 뿌옇다.

인디아 게이트 2. 군인들이 뭔가 행사를 하고 있었다.

인디아 게이트 3. 50루피씩이나 내고 마신 짜이. 물론 정가는 10루피겠지.
심지어 내가 들고 있던 생수 마시게 좀 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하더라. 물론 줬다.

국립박물관 가는 길. 올드델리와는 다르게 길이 참 곧고 넓다.

국립박물관 1. 일찍(9시경) 도착한 터에 개관시간까지 한참 기다려야했다.

국립박물관 2. 4대 문명 발상지.

국립박물관 3. 아침 일찍이라 꽤 한산하다.

국립박물관 4. 힌디 문자의 발전 과정.

국립박물관 5. 과거 찬란했던 시기의 무기들.

국립박물관 6. 전쟁에 쓰였던 코끼리 모형.

국립박물관 7. 전쟁에 쓰였던 전투마 모형.

국립박물관 8. 일찍 오길 참 잘했다.



 인도 꼬마들이 참 재밌었다. 내가 박물관에서 나오는 길에 초등학생 단체팀과 딱 마주쳤는데 모두가 날 쳐다보더라. 외국인에 대한 이 정도 관심은 인도 어디서나 마주하는 일이지만 초등학생들의 땡그란 눈동자는 특히 더 부담스러웠다.


 식사는 유명한 케밥 맛집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케밥 식당의 인테리어

양고기 케밥

언론의 맛집 인증 보도 기사.
여기도 한국과 비슷하구나.




 다음으로는 어딜 가볼까 하다가 이슬람교 한 분파의 성자 니자무딘의 무덤을 가보기로 했다. 참고로 인도에는 힌두교와 이슬람교뿐만이 아니라 각종 융합과 혼합 버전의 분파도 참 많다.






하즈라트 니자무딘 다르가 1. 입구.


하즈라트 니자무딘 다르가 2. 사원 내부.

하즈라트 니자무딘 다르가 3. 돔의 형태가 인상적이다.




 내친 김에 정확한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간디의 추모하는 장소도 가보기로 했다. 간단히 간디 추모장이라고 해두자.





간디 추모장 1

간디 추모장 2. 가운데 있는 게 간디의 묘일 거다.





 이런 식으로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덧 떠날 때가 다가왔다. 기차역에 가서 기차 시간을 보니 당연하게도 연착을 한단다. 하는 수 없이 근처의 영화관에서 잠깐 시간을 때우기로 했다.

 인도 영화는 예전에도 본 적이 있긴 하지만 역시 인도에서 보는 인도 영화는 색다른 맛이 있었다. 그리고 재미있었다! 이번에 본 영화는 3시간짜리 킬딜이라는 영화였는데 티켓은 100루피(1700원 가량)이었던 것 같다. 물론 기차 시간 때문에 중간 쉬는 시간 때 나와야 했다.



영화관 1. 인테리어가 참 호화롭다.

영화관 2. 주변에 최대한 피해가 안 가도록 조심히 찍었다.




 다시 기차역으로 돌아와 대기실로 향했다. 나처럼 연착된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개중에는 꽤 편한 자세로 자는 사람들도 있었다.


기차역 대기실


 인도에서 기차 연착은 아무래도 일상이다. 2, 3시간은 기본이고 하루 이상 연착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다행히 내 기차는 2시간만에 왔다.

 이렇게 델리를 떠나 서부의 자이뿌르로 향했다.


 델리의 위치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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