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캄보디아에서 다시 태국으로 넘어왔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국경 넘는게 만만치 않더군요. 씨엠립에서 출발 전 이미 수 차례 루트를 검색해보았지만 속시원한 답을 제공해주는 글은 찾기 힘들었어요. 그나마 영어 검색 결과는 양의 측면에선 괜찮았지만 '최신'이라든가 '정확'과는 역시 거리가 멀더군요. 아무튼 검색 결과에 따르면 다음의 루트가 가장 최선의 선택 같았습니다.
씨엠립-포이펫(사설버스 4시간)
포이펫(국경심사 1~2시간)
포이펫-사케오(공영버스 1시간)
사케오-짠타부리(공영버스 4~5시간)
짠타부리-뜨랏(공영버스 1시간)
뜨랏-꼬창(페리 1시간)
도합 12시간 정도가 예상되는 대장정이었지요. 물론 실제로는 36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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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의 예상 루트. 물론 지켜지지 않았다. |
씨엠립에서 먼저 사설 버스를 타고 국경으로 향했습니다. 새벽 6시에 출발해 국경에 도착한 시간은 대략 오전 10시. 이제부터 국경심사에 들어갑니다. 늘어선 줄은 줄어들지 않고 제 앞에는 새치기하는 캄보디아인들이 넘쳐흐릅니다. 아무리 제지하려 해도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오는 그들...
결국 국경심사에 4시간이 걸렸습니다. 4시간 동안 줄을 벗어나면 안 된다는 걱정에 물도 못 마시고, 음식도 못 먹고, 화장실도 못 가고 계속 서 있었어요. 특히 12시가 되자마자 점심을 먹겠다고 단체로 나가던 태국 국경 관리들, 당신들 점심밥도 중요하지만 난 어제 밤부터 20시간을 아무것도 먹지 못했는데...하지만 어쩌겠나요. 참아야죠.
이렇게 줄서서 기다리다가 옆에 있던 브루나이 여자와 호주 남자(태국 여자와 결혼해 방콕에 살고 있는)와도 이야기를 나누고 친구가 됩니다. 4시간 동안 별 얘기 다 한 것 같아요. 물도 못 마셔서 목이 타는 것 같았는데 그렇게 얘기라도 해야 미치지 않을 것 같았어요.
어찌어찌해서 국경을 나서자 오후 2시가 되어있었어요. 그 때 부랴부랴 뜨랏가는 버스를 찾아보았지만 오후 3시 이전의 버스는 모두 만석이었어요. 머릿속으로 생각을 해봤죠. 지금 버스를 타면 뜨랏에 정말 일찍 가봤자 오후 9시. 하지만 뜨랏에서 꼬창을 가는 페리는 오후 7시 운항 종료. 그렇다면 뜨랏에 가봤자 비싼 돈 주고 안 좋은 숙소에서 자게 될 게 뻔하고...
길가에 서서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던 중, 도로에서 갑자기 경적 소리가 들립니다. 뭐지? 하고 본 거기에는 아까 줄에서 만난 호주인이 있었어요! 방콕까지 태워준답니다. 심지어 자기 집에 재워준대요. 이야! 이거다! 바로 올라탔죠. 마침 근처에 있던 브루나이인도 동행하기로 합니다. 가는 길에 팟타이도 사먹고, 음료수도 사마시며 즐겁게 달렸죠. 5시간 정도가 걸린 것 같아요. 방콕에 도착해서는 호주인 집에 짐을 풀고 맥주 한 병 정도 마시고는 바로 쓰러집니다. 정말정말 푹 잤어요.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는 방콕 에까마이 버스 터미널로 가서 999 버스를 타고서는 드디어 뜨랏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한참을 달려 뜨랏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 바로 페리 티켓을 사고서는 선착장에서 컵라면 하나 사먹으며 기다렸어요. 오후 3시에 페리가 도착해 승선했지요. 그 페리는 바로 이렇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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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랏-꼬창 간 페리. 소요시간 1시간 |
이렇게 돌고돌아 꼬창 동쪽에 있는 선착장에 도착하자 시간은 오후 네시. 다시 선착장에서 썽태우(트럭을 개조한 합승 버스)를 타고 서부의 론리 비치로 향합니다. 그 곳에 제가 점찍어둔 숙소가 있었거든요. 누가 태국에서 두 번째로 큰 섬 아니랄까봐 썽태우를 타고도 한참을 달립니다. 위태로운 고갯길도 넘고, 절벽길도 넘어넘어 한참을 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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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창섬. 북서부에서 남동부까지 직선거리가 대략 40km. |
결국 론리비치에 내려서 숙소를 찾아들어가자 시간은 딱 여섯시였어요. 전날 새벽 6시에 출발한 걸 생각하면 정확히 36시간 걸린 셈이네요^^ 3일 뒤에 다시 방콕으로 인도행 비행기를 타러 가야하는지라 2박 3일간의 스쿠버다이빙 코스도 포기했지만 대신에 다른 것들을 하며 유유자적 놀러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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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시킨 생선요리. 이걸 젓가락으로 먹는 날 보고 한 독일인은 경탄을 금치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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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만난 고양이. 빈 그릇에 생선가시를 담아 주었지만 먹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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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사진. 방갈로의 형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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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식당. 식당도 큰 방갈로처럼 생겼다. |
하룻밤 편히 자고 나서 다음날부터는 스쿠터를 하나 빌려 섬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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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길에서 기름을 팔기도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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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페스티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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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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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 3. 다트로 풍선 터트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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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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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뜰 무렵의 동쪽 해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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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풍경은 지천으로 널려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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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의 야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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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력발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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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한 스쿠터도 한 컷 찍어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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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이 그 유명한 론리 비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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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로 유명하다는 방바오 피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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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바오 피어 내의 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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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먹음직스러운 대하찜. 가격은 20000원으로 너무 비쌌다. |
또 하루는 스쿠버다이빙과 스노클링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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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하러 가는 바닷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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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그림같은 풍경 속에서 스노클링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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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란 수중캠으로 찍은 물고기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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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열대어 천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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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클링 중 셀카도 찍어 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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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버 다이빙 입수 직전. 수중캠 한계가 수심 5m라 다이빙 중에는 사진을 찍지 못했다. |
정말 기억력에 한계가 있네요. 여행 다녀온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잊어버리는 속도가 빨라집니다....서남아시아편은 몰아서라도 빨리 올려야겠어요.
이렇게 해서 동남아시아는 한 바퀴 돌았습니다. 6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큰 반도를 한 바퀴 돌려니 정말 바쁘더군요. 참고로 보통의 유럽인들은 동남아시아를 3달 정도 잡고 도는 것 같더라구요. 물론 한국인들은 보통 2, 3주에 끝내는 경향이...
동남아시아에서 간 곳은 다음과 같습니다. 베트남은 중간이 훤히 비었는데 이걸 채우기 위해 2월에 다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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