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꼬창

태국 꼬창
태국 꼬창(2014)

1/31/2015

인도 여행 5부 - 우다이뿌르, 꿈발가르, 라낙뿌르

 자이살메르에서 야간 버스를 타고 고생하며(그래도 태국에서 라오스 국경 넘을 때만큼은 아니었다) 달려와 우다이뿌르에 도착했다. 달려오는 버스 안에서도 계속 배앓이로 잠도 제대로 못 잔 터라 매우 피곤했다.

 미리 점찍어둔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고 바로 침대에 쓰러졌다. 당시 시각은 오전 6시.

 한숨 자고 난 후 겨우 일어나서 시내를 둘러보러 나갔다. 며칠째 거의 굶다시피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하나라도 놓칠 수는 없었다. 전투적 관광으로 유명한 한국인 특성이 어디로 가겠는가.



우다이뿌르 1. 숙소에서 찍은 호수 사진.

 숙소의 방은 6인용 도미토리인데 내 자리에 누우면 딱 이 장면이 보였다. 우다이뿌르에 있는 이틀 동안에도 서너번쯤 배가 아팠는데 그 때마다 이 전망을 바라보며 옆으로 기대 누워있었다. 전망을 바라보고 있으면 배가 조금 진정되는 느낌...은 아니었다.




우다이뿌르 2. 왕궁


 인도 아대륙은 예전부터 여러 나라들이 각축전을 벌였던 곳이라 어느 곳을 가더라도 왕궁이나 영주궁이 있다. 이를테면 고려시대에 지방을 주름잡았던 호족들의 집인 셈이다. 완벽한 중앙집권 체제는 인도 역사상 가끔일 뿐이었다.



우다이뿌르 3

우다이뿌르 4

우다이뿌르 5. 시내의 광장

우다이뿌르 6. 너무 배가 고파 인도 라면을 먹었다. 그리고 또 배탈이 나버렸다.



 아팠다가 고팠다가 하는 배를 움켜잡고 시내를 기어다니다시피 하다가 저녁에는 전통 공연을 보러 갔다.



전통 공연 1

전통 공연 2. 나름대로 불 쇼

전통 공연 3. 여성 무용

전통 공연 4. 여성 무용의 하이라이트. 빙글빙글 돈다.

전통 공연 5. 인형극




 그런데 자이살메르에서 같이 낙타 사파리를 했던 터키인 커플을 여기 공연장에서 다시 만날 줄이야! 나는 마침 다음날 라낙뿌르와 꿈발가르를 같이 갈 동행을 찾고 있던 터라 이들과 함께 가기로 약속했다. 혼자 갔으면 택시 1일 대절에 2000루피(약 34000원)을 낼 뻔 했는데 이들과 동행한 덕에 700루피 정도로 경비를 아낄 수 있었다.

 다음날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짐을 모두 싸놓고는 거리로 택시를 잡으러 나갔다. 아래 사진은 택시를 기다리며 찍은 사진이다.


우다이뿌르 시내의 아침 풍경. 고요하다.





 이 날 택시를 타고 방문한 꿈발가르와 라낙뿌르는 각각 거대 요새와 거대 사원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나에게는 역시 배탈의 장소로밖에 기억이 남아있지 않기도 하다. 이 날도 결국 굶어야했다.



꿈발가르 요새 1. 출입문은 꽤 비좁다. 공격용 전투 코끼리의 진입을 막기 위함이다.

꿈발가르 요새 2

꿈발가르 요새 3

꿈발가르 요새 4. 요새 위에서 내려다본 전경

꿈발가르 요새 5. 과거에 방어용으로 쓰던 대포

꿈발가르 요새 6. 같이 간 터키인 부부 중 아내.

꿈발가르 요새 7. 용도를 알 수 없는 구멍. 날 위한 임시 화장실인가?

꿈발가르 요새 8. 보수 공사중인 곳도 있다.

꿈발가르 요새 9

꿈발가르 요새 10. 아래에서 보면 이런 모습이다.

꿈발가르 요새 11. 멋진 소년

 인도에서 여행다니다 보면 현지인들의 외국인에 대한 관심을 온 몸으로 느끼게 된다. 정말 크고 아름다운 눈동자를 가지고 있는 그들이 내 모습을 눈으로 계속 좇는 건 가끔 부담스럽기도 하다.

 위의 소년은 내 카메라로 자신을 찍어달라며 멋진 포즈를 취했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전세계에 자신을 알려달라는 뜻인 것 같았으니 그 목적에 부합할 수 있도록 여기에 올린다. 설마 초상권 소송을 걸지는 않겠지.

 아래의 소년은 내 사진을 찍고 싶어했다. 그래서 나는 날 찍는 그의 사진을 찍었다. 이 때 약간 심통이 난 것도 있었다. 내가 동물은 아닌데 말이지...



꿈발가르 요새 12. 카메라 소년.


 그리고 소년들에게서 빠져나와 이십 미터쯤 걸었을까, 이번에는 소녀 한 무리가 달려와 같이 사진을 찍자고 청했다. 이건 솔직히 기분이 좀 좋더라.


꿈발가르 요새 13. 학교에서 단체 관람을 온 소녀들.








 이렇게 사진 소동에 한참 푹 빠져있다가 택시에 다시 올라타 라낙뿌르로 향했다. 라낙뿌르는 이전에 소개했듯이 거대 사원이 있는 곳이다. 모든 종교가 그렇듯이 자인교도 꽤나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자세한 사항은 위키백과 혹은 엔하위키를 참고하면 되겠다.


라낙뿌르 사원 1. 특이하게도 셀카봉은 반입 금지다.

라낙뿌르 사원 2

라낙뿌르 사원 3. 조각의 수준이 역시 인크레더블 인디아 스케일이다.

라낙뿌르 사원 4. 저걸 어떻게 천장에 새겼을까.

라낙뿌르 사원 5

라낙뿌르 사원 6. 코끼리는 인도에서 참 유명한 존재이다.

라낙뿌르 사원 7. 불교와의 교집합도 보인다.

라낙뿌르 사원 8. 유명한 성자의 발자국








 라낙뿌르의 사원을 마지막으로 우다이뿌르와 주변지의 관광은 끝났다.

 나는 대절 택시를 타고 우다이뿌르까지 돌아와 델리행 야간 기차에 탑승했다. 다음날 일정은 델리에서 하루 돌아다니다가 다시 야간 기차를 타고 카주라호로 가는 것이었다. 야간 기차를 이틀 연속 타는 건 위생과 체력의 면에서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2주 내내 나를 괴롭힌 배앓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 때쯤엔 고생뿐인 인도 관광에 슬슬 질려가고 있었기에 빨리 바라나시로 가서 갠지스강을 보며 쉬고 싶은 마음밖에 없었다. 그리고 나중에 이야기를 하게 되겠지만 그것 역시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역시 여기는 인도다. Amazing India, Incredible India. 







 우다이뿌르의 위치는 다음과 같다.









1/30/2015

인도 여행 4부 - 자이살메르, 낙타 사파리


 자이뿌르에서 자이살메르까지 오는 것도 역시 야간기차를 이용했다. 객실 등급은 3AC, 소요 시간은 약 12시간, 금액은 대략 1000루피(약 17000원) 정도였다. 자이살메르는 낙타 사파리로 유명한 곳인데 숙소 간 경쟁이 매우 치열해 기차역에서 나오는 순간 이런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기차역 앞의 숙소 호객꾼 무리






 자이살메르에 유명한 한국인 전용 숙소가 몇 있긴 한데 내 이번 여행의 목적 중 하나가 한국과 최대한 멀어지기였기 때문에 한국인 숙소는 제끼고 대신 일본인이 많이 가는 곳으로 직행했다. 그리고 여기서 만난 일본인 친구 한 명과 자이살메르를 이곳저곳 누비고 다녔다. 이 때 내 옷차림은 위는 후드에 아래는 군 시절 입던 전투복이었는데 이렇게 입고선 일본말을 하며 다니니 지나가던 한국인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 같았다.





자이살메르 1. 언덕 위의 요새

자이살메르 2

자이살메르 3. 참으로 웅장하다

자이살메르 4. 요새 내부의 골목길

자이살메르 5. 터번을 산 기념으로 거의 찍지 않는 셀카도 찍어봤다.

자이살메르 6. 요새에서 내려다본 시가지.

자이살메르 7. 이제는 사용되지 않는 대포.

자이살메르 8. 사막에도 호수는 있다.

자이살메르 9. 그리고 그 호수에는 메기떼가 산다.





 자이살메르 도시 곳곳을 둘러보다가 저녁 때는 인형극을 보러 갔다. 밖에서 볼 떄는 건물 외부가 허름해 정말 주 정부 공식 공연장인가 싶었는데, 안에 들어가보니 외국인이 나와 일본인 친구 두 명이고 나머지가 전부 인도인 관광객인 걸로 봐서는 맞는 것 같았다. 현지인은 왠만하면 틀리는 선택을 하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사막 문화 박물관. 이곳에서 인형극을 한다.

인형극 시작 전. 저걸 다 쓰나 싶었는데, 그건 아니더라.

인형극 중.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한 가족이 모두 참여하는 가족 기업(?)이다.







 인형극이 끝나니 시간은 이미 오후 8시. 숙소로 돌아오자 이렇게 조명에 비친 요새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자이살메르 요새 야경











  자이살메르에 가면 꼭 해봐야 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낙타 사파리다. 낙타 사파리란 자이살메르 근처의 사막 지대에 가서 낙타를 타고 돌아다니다가 모닥불 피워서 요리해먹고 하룻밤 자고 오는 건데, 중개 업체 중 부정직한 곳이 많다고 들어서 가이드북에서 추천한 곳으로 갔다.

 그런데 가격이 다른 곳에 비해 너무 비쌌다. 1박 2일에 2250루피(대략 39000원). 다른 곳이 1000~1700루피인 걸 생각하면 확실히 초고가였다. 다만 이 곳의 사장이 만족도 100%의 사파리일 거라고 장담했기 때문에 결국 넘어가 계약을 했다. 그 장담은 결국 허위 보장이었지만, 귀찮아서 아무렇게나 계약을 한 내 잘못이 더 컸다.

 사장의 거짓 약속 때문에 벌어진 사건은 아래에 쓰는 게 좋을 듯하다.



낙타 사파리 1. 낙타와 몰이꾼

낙타 사파리 2. 일행이 다섯이라 낙타도 다섯이다.

낙타 사파리 3. 사막의 일몰

낙타 사파리 4. 동행한 터키 커플.



 이렇게 1박 2일 간의 사막 사파리는 끝났다. 그리고 나를 제외한 동행인 터키 커플과 네덜란드 커플은 굉장히 화가 나 있었다.

 사장은 전통 인도 요리 강습과 4시간의 낙타 체험, 완벽히 외진 사막 지대 등을 포함한 많은 사항들을 약속했지만 실제로 그 중 지켜진 것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난 그 내용들에 그렇게 큰 관심은 없었기에(그냥 사막의 별밤이나 본 걸로 만족했다.) 낙타 사파리에서 돌아온 후 그냥 숙소로 돌아가려 했지만 나머지 동행이 따지러 가자고 주장하는 바람에 같이 가야 했다.

 그리고 현직 정신과 의사였던 터키 남자의 맹공으로 우리 다섯은 사장으로부터 각각 400루피씩 돌려받을 수 있었다. 인도의 상행위 관행으로 볼 때 이건 거의 기적에 가까웠다. 역시 정신과 의사라서 사람 다루는 일에 익숙한가 보다.







 이렇게 돈을 돌려받은 뒤 나는 바로 우다이뿌르행 야간버스에 탑승했다. 침대석을 예약한지라 괜찮을 줄 알았지만, 창문이 제멋대로 열리는 자리일 줄은 몰랐다. 겨울의 북인도는 꽤나 추운데 창문이 계속 열리니 밤새 무릎으로 창문을 꾹 누르면서 졸음을 버텨야했다. 무릎에 준 힘이 조금만 풀려도 바로 창문이 슥 열리며 찬바람이 휘몰아쳤다. 심지어 이 때 다시 배탈이 터진 터라 정말 괴로웠다. 밤새 정말 고역이었다.




야간 버스. 위쪽이 침대칸이다.



 배탈 때문에 버스도 두 번이나 멈춰 세워야 했고, 그 때마다 버스기사에게 뇌물을 줘야 했다.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악몽같은 15시간이 지나 난 겨우 우다이뿌르에 도착했다. 거의 탈진 직전이었지만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숙소를 찾아갔다. 그리고 우다이뿌르에서의 이틀은 거의 화장실만 들락거리며 지내게 된다.





 자이살메르의 위치는 다음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