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황샨은 하루만에 절반을 둘러보는 코스가 있고, 이틀 혹은 사흘을 잡고 산 위에 숙박하며 일출, 일몰, 절경을 모두 둘러보는 코스가 있는데 한국인은 빨리빨리 정신으로 당일 등산을 많이 한다.
나도 그 중에 속하는지라 당일 코스를 선택했는데 이왕 올라간 거 다 보겠다는 정신으로 열심히 걸어서 산 전체를 빙 둘러보고 왔다. 등산 전날 내가 호스텔 매니저에게 내 계획을 말하자 미친X 취급을 했지만 난 결국 해냈고 다음날 매니저는 내가 신기록을 세웠다고 칭찬하더라. 나를 따라서 당일치기로 바쁘게 다녀보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정표를 정리한다. 이 글을 참고하는 모두가 부디 알찬 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 바라며.
툰시(황샨의 근처의 거점 도시)에서 황샨을 향해 출발하는 버스는 대개가 오전 6시에 출발한다. 때문에 탕커우 마을(황샨 바로 아랫마을)에 도착하는 버스는 모두 다 같이 7시 즈음에 도착하는데, 이때가 관건이다. 수십 대의 버스가 몰려드는 그 순간에서 긴 줄을 피하는 방법은 단 한 가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줄을 향해 뛰는 것이다.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육교가 보일텐데 그 위를 달려가 건너 내려가자.
그러면 매표소와 긴 줄이 보일 건데, 이 때 매표소로 가면 안 되고 바로 줄 뒤로 가서 서야 한다. 매표소 가는 시간조차 아깝다. 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다 보면 어느 순간 건물 안으로 진입하는데 건물 안쪽에 보면 매표소가 또 있다. 이제 여기서 표를 사면 된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밖에서 사왔기에 안쪽에는 줄이 없어서 안에서 사는 것이 훨씬 빠르다.
그러면 매표소와 긴 줄이 보일 건데, 이 때 매표소로 가면 안 되고 바로 줄 뒤로 가서 서야 한다. 매표소 가는 시간조차 아깝다. 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다 보면 어느 순간 건물 안으로 진입하는데 건물 안쪽에 보면 매표소가 또 있다. 이제 여기서 표를 사면 된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밖에서 사왔기에 안쪽에는 줄이 없어서 안에서 사는 것이 훨씬 빠르다.
줄을 서서 들어간 건물. 저 줄 끝이 드디어 케이블카행 셔틀 버스를 타는 곳이다. |
저기 끝에 조그만 창구가 매표소이다. 윈구(원곡) 케이블카 티켓을 사자. 가격은 19위안. |
셔틀버스를 타고 케이블카 기점으로 오면 8시 정도가 되었을 것이다. 이제 케이블카를 타러 가면 된다.
케이블카 기점에 도달했다. 여기서도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뛰자. |
당신이 아무리 열심히 뛰었더라도 보통 이런 광경을 마주하게 된다. 이 정도 줄이라면 1시간 반 정도 대기하게 된다. |
한참을 기다려 드디어 윈구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길. |
케이블카에서 내려서 한 컷. |
케이블카에서 내리자 9시 30분 정도였다. 이제부터 부지런히 등산을 시작하자.
참고를 위해 포인트별로 나의 도달 시간을 적자면 다음과 같았다.
시신봉(beginning to believe) 9시 50분
사자봉(Lion Peak) 10시 30분
백운정(Cloud dispelling pavilion) 11시
이 코스가 절대로 쉽진 않을 것이다.
거의 속보로 산행을 한 결과물이다.
하지만 이렇게 시간을 맞추지 않으면 서해대협곡은 꿈도 꿀 수 없기에 서둘러야만 한다.
이름은 잊어버렸지만 저 소나무와 바위가 유명하단다. |
파노라마로 찍은 풍경 |
11시에 백운정에 도착하면 잠시 쉰다. 이제부터 진입할 서해대협곡은 최소한 3시간이 걸린다. 트레킹 지도에는 6시간 정도라고 나와있지만 한국인의 정신을 발휘해주면 3시간이면 적당하다.
백운정에서 잠시 쉰 다음에 제 1환(1st ring)과 제 2환(2nd ring)을 편도로 건너질러가면 12시 정도가 된다. 여기부턴 다시 케이블카를 타야 한다. 걸어가는 길은 2015년 7월 당시에 막혀있었다. 때문에 1시간 반 정도 기다려 시하이(서해) 케이블카를 타고 백운(baiyun)호텔에 도착하면 14시가 될 것이다.
여기서 잠시 광명정을 다녀오자. 1~20분 정도면 왕복할 수 있다. 사람이 꽉 들어차면 좀 더 걸리기도 한다. 광명정을 본 뒤에는 하산을 시작할 차례이다. 나는 하산시에 걸어갈 예정이었으므로 14시 20분에 하산을 시작했다. 하산에는 2~3시간 정도면 적당하다.
이런 계단은 참 흔하다. |
도중에 만나게 되는 협곡 |
서해대협곡의 풍경 |
열심히 걸어서 옥병루(yupinglou) 호텔에 도착하니 15시 정도였고, 이어서 계속 걸어내려가 자광사(mercy light temple)에 도착하니 16시 30분이었다. 여기서 이제 다시 셔틀버스(19위안)을 타고 탕커우 마을로 가야 한다. 탕커우 마을에서 툰시행 버스 막차가 17시 30분이기에 서둘러야 한다.
카메라에 배터리가 없어 많은 사진을 찍지 못해 설명이 좀 부실해 아쉽지만 포스트의 주 목적은 일정표를 정리하는 것이었으니 어느 정도의 목적은 달성한 것 같다.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6시: 툰시 출발(관광버스)
7시: 탕커우 도착, 셔틀버스로 환승
8시: 윈구 케이블카 기점 도착, 케이블카 대기
9시 30분: 윈구 케이블카 하차, 등산 시작
9시 50분: 시신봉 도착
10시 30분: 사자봉 도착
11시: 백운정 도착
12시: 서해대협곡 제 2환 완주, 서해 케이블카 대기
14시: 백운호텔 도착, 광명정 구경
14시 20분: 하산 시작
15시: 옥병루 도착
16시 30분: 자광사 도착
17시: 탕커우 버스 정류장 도착
17시 30분: 툰시행 버스 탑승(17시 30분이 막차 시간이다)
지도까지는 미처 만들지 못해 괜찮은 지도 링크 몇 개를 첨부한다. 포인트 표시가 각각 한글, 한자, 영어로 되어있지만 여러 개를 서로 비교하면서 보면 코스 정리가 한결 수월할 것이다.
지도1
지도2
지도3
툰시에서 첫차를 타고 출발해 막차를 타고 돌아오는데 모든 중요 포인트는 다 찍고 돌아보는 이른바 고속 산행 코스입니다. 평소에 산행을 즐겨하는 것도 아니고, 축구나 농구 같은 구기 종목조차 안 하는 보통 이하 체력의 젊은이이지만 패기 하나로 해냈으니 여러분들도 하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